당시 유럽에서 가장 흔하고 중요한 음식 중 하나는 바로 '빵'이었습니다. 빵은 주로 밀, 호밀, 보리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의 주된 에너지원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통곡물 빵은 풍부한 탄수화물을 비롯해 식이섬유, 비타민 B군, 철분, 마그네슘과 같은 필수 미네랄을 제공하여 당시 사람들의 생존과 활동에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했습니다. 이는 소화기 건강을 돕고 만성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빵에는 어두운 면도 있었습니다. 특히 가난한 계층이 주로 소비하던 호밀 빵의 경우,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맥각균'(ergot fungus)에 오염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 균에 오염된 곡물로 만든 빵을 섭취하면 '맥각병'(Ergotism)이라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었습니다. 맥각병은 팔다리의 혈관을 수축시켜 극심한 통증과 괴저를 일으키거나,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환각, 경련, 정신착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성 안토니우스의 불'이라 불리던 질병이 바로 이 맥각병이었습니다. 따라서 1517년의 빵은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에너지원이자 영양 공급원이었지만, 동시에 위생과 보관 문제로 인해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진 음식이었습니다.